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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활동[위원장 기고] 단체협약 유효기간과 교섭대표노조 지위 유지기간의 불일치에 대한 소고

운영자
2022-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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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협약 유효기간과 교섭대표노조 지위 유지기간의 불일치에 대한 소고
[정태호 희망노조 위원장 연맹노보 공공노동자8호 기고글]

대한민국의 노동조합법은 1953년 3월 8일 제정과 동시에 시행되었다. 최초 제정 당시 노동조합법 상에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1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을 두었다가 이후 임금 외의 사항은 3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개정되기도 하였고, 1987년 11월 28일 개정 이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2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되었다. 이후 35년여의 시간 동안 단체협약은 2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 하나의 규범이 되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1년 1월 5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개정으로 35년 동안의 ‘단체협약 유효기간 2년’이라는 규범이 3년으로 바뀌었다.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최대 3년으로 하는 노조법 개정 논의 당시 사용자와 노동계의 찬반의 갈등은 치열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년 진행되는 임금협약과 별개로 2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단체협약 갱신을 통해 근로조건 개선에 대한 비용적 부담과 교섭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이유로 ‘단협 3년’안을 적극 주장해왔다. 반면 노동계 입장에서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사회구조와 물가변동 등의 상황을 고려하여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늘리는 것은 근로조건의 후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기에 현행 유지를 고수하였다. 이 논의는 ILO 핵심협약 중 ‘결사의 자유에 관한 협약’에 관한 사항을 노조법 개정안에 담으면서 함께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것으로 교환(?)되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끝난 게 아니다. 대다수의 노조의 경우 사업장 내 단일노조인 경우가 많고, 유효기간을 연장했다고 하더라도 종전에 유효기간을 2년으로 하는 단체협약이 관행화되어 있다 보니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신규 복수노조 사업장의 경우는 전혀 상황이 달라 혼란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단체협약 유효기간과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의 불일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자세히 말하자면 이렇다. 개정된 노조법에 따라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상한이 3년으로 정해졌다. 하지만 노조법 시행령 제14조의10(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 유지기간 등) 제1항에 따르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는 단체협약이 체결되고 2년까지이다. 본문의 각호를 살펴보면 교섭대표노조의 지위 유지기간을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으로 정한 경우와 2년 미만으로 정한 경우로 구분해뒀지만, 결론은 단체협약 체결 이후 2년이라는 기간으로 제한한다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단체협약은 3년의 유효기간을 갖지만, 교섭대표노동조합(이하 교대노조)의 지위는 2년만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년의 공백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필자가 노동부에 질의해본 결과 다음과 같이 답변을 들었다. “어차피 매년 임금교섭을 하기 때문에, 3년차에 임금교섭을 할 때에 노조가 교섭요구를 하면 사용자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진행하여 새로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 교섭하면 된다.” 이 경우가 발생할 때 복수노조 사업장의 경우에는 1차적 혼란이 올 것이다. 임금교섭을 할 때는 교섭창구단일화절차를 진행하지 않았었는데, 다시금 교섭대표를 정하는 절차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 교섭대표노조를 결정할 때이다.

아래의 표를 보면 더 명확해진다. 아래의 표에 따르면 2022년 1월 1일에 3년의 유효기간을 가진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우 그 효력은 2024년 12월 31일까지 유효하다. 아래의 표의 명칭처럼 ‘단체협약1’을 체결한 노조A는 단체협약 유효기간과는 별개로 2023년 12월 31일까지만 교대노조의 지위가 유지된다. 교대노조가 그 뒤에 바뀌었다면 새로운 노조B는 교대노조지위 유지기간 중 ‘단체협약1’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2025년에나 단체협약을 갱신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하지만 2026년에 교섭권을 확보한 새로운 노조C는 단체협약을 갱신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종전에 체결된 ‘단체협약2’의 유효기간 내에 교대노조 지위가 끝나기 때문이다.

위의 표에 따른 사례는 다소 기계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복수노조 사업장에서는 사례가 현실로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결과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권한 중 단체협약 갱신 혹은 체결의 권한이 불일치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2021년 법 개정 이후 위의 문제가 당장 발생하지 않지만, 앞으로 4년 후에는 단체협약 체결권이 없는 노동조합이 생겨나 현장의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혹자가 보기에는 지엽적인 문제로 바라볼 수 있지만, 복수노조 사업장에서의 단체협약 체결 및 갱신의 권한은 노조의 존립이 걸려있는 문제이다. 이 문제가 단순히 법 개정 이후 시행령이 보완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라면 지금이라도 시행령을 바로 잡으면 될 일이다. 하지만 위의 노동부 질의에 대한 답변처럼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갈 문제라고 주무부처가 판단하고 있다고 본다면, 이 문제는 심각하게 바라볼 일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노동법학자와 관료들도 이 문제를 자세히 살펴봐주기를 바란다. 법문의 작은 문구 하나가 엄청난 현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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